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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도스테론: 전해질과 혈압을 지배하는 생명 유지 호르몬생리활성 및 영양학 2025. 7. 23. 22:44
어느 날 평소보다 쉽게 피로해지고, 이유 없이 다리에 쥐가 자주 나기 시작했다면 단순히 나트륨 섭취 부족 때문일까? 전해질 균형은 생각보다 훨씬 복잡한 조절 시스템에 의해 유지된다. 특히 이 모든 조절의 최전선에 서 있는 호르몬이 바로 ‘알도스테론’이다.
신장에서의 나트륨 재흡수와 칼륨 배설을 정밀하게 조율하며 그 결과로 체내 수분량과 혈압까지 결정짓는 이 호르몬은 생존을 위해 필수적인 존재다.
이번 글에서는 알도스테론이 어떻게 작동하고 어떤 경우에 건강에 문제를 일으키는지 실제 사례와 함께 알아본다.
1. 알도스테론이란 무엇인가?
알도스테론(Aldosterone)은 부신피질의 가장 바깥층인 사구 대(zona glomerulosa)**에서 합성되는 미네랄코르티코이드 호르몬이다. ‘소금 호르몬’이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나트륨(Na⁺)과 칼륨(K⁺)을 조절하는 것이 주된 역할이다.
작지만 강력한 이 호르몬은 주로 신장의 원위세뇨관과 집합관에 작용하여 다음과 같은 기능을 수행한다:
- 나트륨 재흡수 촉진
- 칼륨과 수소이온 배출 증가
- 물의 재흡수 촉진 (간접적)
- 혈압 유지 및 체액량 조절
결과적으로, 알도스테론이 작용하지 않으면 저혈압, 탈수, 고칼륨 혈증 등 생명을 위협하는 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
2. 실제 사례: 반복되는 어지럼증과 알도스테론 결핍
사례 ① — 27세 여성, 저혈압과 탈수 증상으로 병원 방문
지속적인 피로, 어지럼증, 식은땀 등의 증상을 호소한 27세 여성 김 모 씨는 단순 스트레스로 생각하고 병원을 찾지 않았다. 그러나 한여름, 가벼운 운동 중 실신을 하면서 응급실로 실려왔다.
검사 결과, 혈압은 80/50 mmHg로 매우 낮았고, 혈중 나트륨 수치는 정상 하한 이하, 칼륨은 정상 상한을 초과하고 있었다. 의사는 알도스테론 결핍, 즉 부신기능저하증(애디슨병) 가능성을 의심했고, 추가적인 호르몬 검사에서 코르티솔과 알도스테론 수치가 모두 현저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사례는 알도스테론이 얼마나 중요한지, 또 자각 증상이 뚜렷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잘 보여준다.
3. 알도스테론의 작동 메커니즘
▷ 분비 조절 체계: RAAS 시스템
알도스테론 분비는 단독 작용이 아니라 정교한 감시 시스템 아래에서 이루어진다.
그 중심이 바로 레닌–안지오텐신–알도스테론 시스템(RAAS이다.- 신장 관류 감소 → 레닌 분비 시작
- 레닌은 안지오텐시노겐(간에서 생성)을 안지오텐신 I으로 전환
- 안지오텐신 I은 폐에서 ACE에 의해 안지오텐신 II로 전환됨
- 안지오텐신 II는 부신 사구 대 자극 → 알도스테론 분비
- 알도스테론은 나트륨을 재흡수하고, 체액량을 늘려 혈압을 정상화
이 시스템은 체내 수분 부족, 혈압 저하, 전해질 이상을 실시간으로 감지해 생리적 반응을 유도한다.
4. 알도스테론 과잉: 고혈압의 숨겨진 원인
사례 ② — 41세 남성, 약물에도 반응하지 않는 고혈압
정기 건강검진에서 고혈압 진단을 받고, 항고혈압제를 복용해 왔던 박모 씨(41세)는 치료 효과가 미미해 추가 검사를 받게 되었다. 혈중 알도스테론 수치가 과도하게 높고, 레닌은 현저히 낮은 상태였다.
최종 진단은 원발성 알도스테론증(콘증후군). 부신에 작은 알도스테론 생성 종양이 발견되었고, 종양 제거 후 혈압은 약물 없이도 안정적으로 유지되었다.
▷ 주요 증상
- 고혈압 (특히 3가지 약물에도 반응 없는 경우)
- 저칼륨혈증 → 근육 약화, 피로감
- 야뇨, 다뇨 → 신장 농축 기능 저하
- 대사성 알칼리증
▷ 진단 포인트
- 알도스테론/레닌 비율 (ARR) 상승
- 복부 CT로 부신 이상 유무 확인
- 염부하 검사, ACTH 자극 검사 등으로 원인 감별
5. 알도스테론 결핍: 애디슨병과 전해질 위기
알도스테론이 결핍되면 혈압 조절 실패와 전해질 이상이 동반된다.
이로 인해 다음과 같은 증상들이 나타난다:기능 이상주요 증상Na⁺ 재흡수↓ 저나트륨혈증, 탈수, 체중 감소 K⁺ 배설↓ 고칼륨혈증, 심장 부정맥 체액 유지↓ 기립성 저혈압, 실신 산-염기 조절↓ 대사성 산증, 피로감 ▶ 대표 질환: 애디슨병, 선천성 부신과형성증, 급성 부신기능부전
※ 치료는 하이드로코르티손과 플루드로코르티손(합성 알도스테론 유사체)을 투여해 결핍을 보완한다.
알도스테론은 우리가 인식하지 못한 사이에 매 순간 혈압과 전해질 균형을 조절하며 생존을 도모하는 핵심 호르몬이다.
분비 과잉 시에는 치료가 어려운 고혈압과 저칼륨혈증이 발생하고, 결핍되면 저혈압과 심각한 전해질 불균형이 동반된다.가벼운 피로감이나 어지럼증, 약물로 조절되지 않는 혈압의 이면에는 ‘알도스테론 이상’이라는 신호가 숨어 있을 수 있다.
호르몬에 대한 이해가 건강관리의 시작이며 이 작은 스테로이드의 역할을 아는 것만으로도 내 몸의 시스템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다.'생리활성 및 영양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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