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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61 오래 쓰는 법 배우기 – 내 물건의 수명 연장 프로젝트제로웨이스트 실천 2025. 11. 3. 06:21
물건을 오래 쓰는 기술, 삶의 태도가 되다
우리는 새로운 물건을 사는 데에는 익숙하지만, 이미 가진 물건을 오래 사용하는 법에는 익숙하지 않다.
나 역시 예전에는 고장 나면 새로 사는 것이 ‘합리적’이라 믿었다. 하지만 제로웨이스트를 실천하며 깨달았다.
오래 쓰는 법은 단순히 절약의 기술이 아니라 지속가능한 태도라는 사실이다.
오늘은 61일 차 도전으로, 내가 직접 실천한 ‘내 물건의 수명 연장 프로젝트’를 공유하려 한다.
이 과정은 ‘물건을 고치는 행위’에서 시작해 ‘사물과 관계 맺는 방식’을 바꾸는 여정이었다.
한 번의 수리가 단순한 수선이 아니라, 환경과 나를 동시에 존중하는 선택이 될 수 있음을 체감했다.
버리기 전에 ‘가능성’을 본다
이 도전을 시작하며 가장 먼저 바꾼 것은 시선이었다.
예전에는 물건이 조금이라도 불편해지면 “이건 이제 쓸모없어”라고 단정했다.
하지만 이제는 그 ‘쓸모없음’ 속에 다시 쓸 수 있는 가능성을 본다.예를 들어, 낡은 전자시계는 배터리 교체만으로 멀쩡히 돌아왔고,
깨진 머그컵은 작은 화분으로 재탄생했다.
고장 난 선풍기는 ‘모터 교체 부품’을 검색해 직접 수리했고,
가죽 가방의 뜯어진 손잡이는 동네 수선집에서 고쳐 다시 들고 다니게 되었다.이 과정에서 느낀 것은, 대부분의 물건이 “고장이 아니라 관리 부족” 때문에 수명을 다한다는 점이다.
고쳐 쓸 수 있는데 버리는 건, 환경뿐 아니라 나의 소비 습관에도 상처를 남긴다.
버리기 전에 한 번 더 점검하고, “고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지는 순간,
나는 소비자에서 관리자로, 그리고 생산적인 사용자로 변하고 있었다.
물건과의 ‘관계’를 회복하다
제로웨이스트의 핵심은 쓰레기를 줄이는 것이지만, 그 출발점은 물건을 존중하는 마음이다.
나는 이번 도전을 통해 내 물건들과 다시 관계를 맺기 시작했다.
청소기, 밥솥, 이어폰, 컵, 의자까지—그동안 ‘도구’로만 보던 것들이 하나하나 내 삶의 일부로 느껴졌다.물건의 수명을 연장하는 방법은 생각보다 간단하다.
① 주기적인 점검 (전선, 배터리, 이음새 확인)
② 올바른 사용법 숙지 (매뉴얼 다시 읽기)
③ 사용 후 관리 (건조, 세척, 정리)
이 세 가지만 지켜도 대부분의 물건은 2배 이상 오래간다.특히 나는 이번에 휴대폰 케이스를 3년째 사용 중인데,
세척과 보관을 신경 쓰니 아직도 새것처럼 멀쩡하다.
“오래 쓴다는 건 아끼는 것의 다른 표현”이라는 걸 매일 느낀다.물건과의 관계가 회복되면, 새로운 것을 사고 싶은 욕구도 줄어든다.
결국 ‘오래 쓰기’는 단순한 습관이 아니라, 소유에 대한 태도 변화다.
‘수리의 즐거움’을 발견하다
예전에는 물건을 수리하는 일이 귀찮고 비효율적으로 느껴졌다.
하지만 실제로 손을 대어 고쳐보니, 그 안에는 엄청난 성취감이 숨어 있었다.
고장 난 선풍기를 고쳤을 때, 나에게 남은 건 새 제품이 아니라 ‘만족감’이었다.나는 지금 작은 도구 상자를 하나 만들어, 생활 속 수리 도구를 모아두었다.
드라이버, 본드, 테이프, 바느질 도구, 윤활유 등.
이것들은 단순히 물건을 고치는 도구가 아니라, ‘버림을 늦추는 도구’가 되었다.게다가 수리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제품 구조와 재질을 배우게 되었다.
그 과정에서 “이건 왜 이렇게 빨리 망가질까?”라는 질문도 생기고,
결국 ‘오래가는 제품’을 고르는 기준이 생겼다.
즉, 수리는 소비의 질을 바꾸는 공부가 되었다.또한 수리를 하며 얻은 작은 자신감은 다른 영역으로도 확산됐다.
요즘은 의류 수선, 가구 리폼, 전자제품 청소까지 스스로 해본다.
이 작은 손의 움직임들이, 나의 제로웨이스트 실천을 더욱 현실적으로 만들어줬다.
‘오래 쓰기’는 결국 ‘환경을 위한 투자’다
이제 나는 물건을 살 때 수명을 먼저 본다.
“이게 얼마나 오래 쓸 수 있을까?” “고장이 나도 고칠 수 있을까?”
이 두 가지 질문이 새로운 소비 기준이 되었다.한번 계산해 보면, 오래 쓰는 습관은 경제적으로도 유리하다.
예를 들어, 5년을 쓸 수 있는 제품을 사면, 매년 새로 사는 것보다 탄소배출과 비용이 모두 절감된다.
내가 사용하는 가전제품, 옷, 가방, 그릇 하나하나가 지속가능한 투자 자산이 되는 셈이다.무엇보다 ‘오래 쓰는 법’을 배우면서 마음이 한결 여유로워졌다.
물건을 고치는 동안 나는 시간의 흐름을 느끼고, 불필요한 욕심에서 벗어난다.
그 시간은 명상과도 같다.결국 제로웨이스트는 ‘버리지 않는 기술’이 아니라 관계를 회복하는 철학이다.
물건과의 관계, 나와 환경의 관계, 그리고 나 자신과의 관계.
그 모든 관계를 조금 더 오래, 조금 더 깊이 이어가고 싶다.
‘오래 쓰기’는 절약이 아니라 지속가능한 삶의 첫걸음이다.
버리기 전에 한 번 더 손보고, 수리하고, 관계를 회복하는 그 순간부터
나의 제로웨이스트는 물건을 넘어 삶의 태도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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