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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ay.42 제로웨이스트 실천: 행사·모임에서 개인 컵과 접시 챙기기
    제로웨이스트 실천 2025. 10. 23. 05:26

    제로웨이스트 실천: 행사·모임에서 개인 컵과 접시 챙기기

    42일 차 제로웨이스트, ‘남들이 버리는 순간’ 나는 다시 생각했다

    제로웨이스트 도전 42일 차, 오늘의 주제는 행사·모임에서 개인 컵과 접시 챙기기였다.
    그동안 나는 집과 일상에서 제로웨이스트를 실천해 왔다.
    하지만 외부 활동에서는 여전히 일회용품 사용이 빈번했다.
    특히 회식, 동호회 모임, 가족 행사 등에서는
    개인 선택보다 ‘집단 편의’가 우선되는 경우가 많았다.

    매번 그런 자리에 다녀오면 마음 한구석이 불편했다.
    한두 시간의 행사로 수십 개의 일회용 컵과 접시, 플라스틱 포크가 버려지는 광경은
    ‘내 실천이 무의미한 게 아닐까’라는 회의감을 주기도 했다.


    그래서 이번 42일 차는 다짐했다.
    ‘누가 뭐라 하든, 나는 오늘 개인컵과 접시를 들고나가겠다.’

    이 결심은 단순히 환경을 위한 행동이 아니라,
    ‘불편함을 선택하는 용기’를 배우는 하루였다.
    그리고 그 작은 선택이 모임의 분위기까지 바꿔놓을 줄은 몰랐다.

     

     


    첫 시도: 개인 컵과 접시를 들고나간 날

    그날은 회사 팀 회식이 있었다.
    평소 같으면 식당에서 일회용 물컵, 플라스틱 포크,
    배달음식의 플라스틱 용기가 어김없이 등장하던 자리였다.
    나는 출근 가방에 개인 텀블러와 스테인리스 접시, 포크 세트를 챙겼다.
    조금 무겁고 부피가 있었지만,
    “오늘 하루만이라도 해보자”는 마음이었다.

     

    처음 꺼낼 때 솔직히 조금 민망했다.
    주변 시선이 느껴졌고, 누군가는 “그런 거까지 챙겨 다녀?”라며 웃었다.
    하지만 나는 침착하게 말했다.
    “요즘 제로웨이스트 실천 중이라 그래요. 일회용품을 조금이라도 줄여보려고요.”

    의외로 반응은 나쁘지 않았다.
    동료 중 한 명이 “그거 괜찮다. 나도 다음엔 텀블러 들고 와야겠다”라고 말했다.
    이 한마디에 분위기가 누그러졌다.
    그날 회식이 끝나고 남은 쓰레기를 보며
    ‘내 접시 하나, 컵 하나로 버려지는 플라스틱이 줄었구나’라는 뿌듯함이 밀려왔다.

    이후 나는 비슷한 자리에 갈 때마다
    항상 개인용 컵과 식기를 챙겼다.
    한두 번이 반복되니
    주변에서도 “이번엔 너 텀블러 안 가져왔어?”라고 묻기 시작했다.
    이 질문이 내게는 일종의 ‘환경 리마인더’가 되었다.


    두 번째 단계: 모임의 문화를 바꾸다

    며칠 뒤, 친구들과의 주말 피크닉 모임이 있었다.
    보통 이런 자리에서는 일회용 접시와 컵, 플라스틱 숟가락이 당연했다.
    이번에는 미리 단체 채팅방에 메시지를 남겼다.

    “이번 피크닉엔 다 같이 다회용기 챙겨보는 거 어때?
    쓰레기 줄이는 실험 한 번 해보자!”

     

    처음엔 반응이 뜨뜻미지근했지만,
    몇 명이 “좋다, 나도 텀블러 가져갈게”라고 답했다.
    결국 절반 정도가 개인용 컵이나 접시를 챙겨 왔다.

    행사 당일,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일회용품을 쓰지 않으니
    정리 시간이 절반으로 줄었고,
    쓰레기봉투도 단 하나만 나왔다.
    음식도 남김없이 나눠 담아갔고,
    무심코 버려지던 음식물 쓰레기도 줄었다.

    무엇보다 좋은 건,
    모임이 끝난 뒤의 “뿌듯한 공기”였다.
    누구도 강요받지 않았지만,
    모두가 ‘우리가 의미 있는 일을 했다’는 기분을 느꼈다.
    이 경험을 통해 깨달았다.
    제로웨이스트는 혼자 실천하는 것보다
    함께 공유할 때 훨씬 강력한 힘을 가진다.


    세 번째 단계: 불편함을 감수할 때 진짜 변화가 온다

    행사나 모임에서 개인컵과 접시를 챙기는 건
    솔직히 말해 완벽히 편하진 않다.
    무겁고, 씻어야 하고, 주변 시선도 신경 쓰인다.
    하지만 그 불편함을 감수하고 나면
    이전에 없던 만족감이 생긴다.

    나는 이 실천을 하며
    ‘편리함의 대가’를 체감했다.


    우리가 쉽게 쓰고 버리는 그 모든 일회용품 뒤에는
    환경 비용이 숨어 있다.
    그 비용을 지금 당장 눈으로 보지 못할 뿐,
    결국은 우리 삶으로 돌아온다.

    그래서 이제는 오히려 ‘불편함을 선택하는 습관’을 즐긴다.
    개인컵을 챙기면 물이 새지 않도록 조심하게 되고,
    식기를 직접 씻으며 ‘내가 이만큼 덜 버렸구나’라는 자각이 생긴다.
    그 자각이 하루를 더 단단하게 만든다.

     

    또한 이 행동을 SNS에 공유했더니
    지인들이 “나도 다음 모임에 해볼게”라며 따라 하기 시작했다.
    이건 단순한 행동의 확산이 아니라,
    의식의 전염이었다.
    불편함을 감수하는 용기가
    사람들 사이에서 하나의 ‘가치’로 자리 잡기 시작한 것이다.


    작은 용기가 문화를 바꾼다

    42일 차 제로웨이스트 실천을 통해
    나는 “혼자서도 충분히 변화를 만들 수 있다”는 걸 배웠다.
    처음엔 어색하고, 주변의 시선이 부담스러웠지만
    한 번의 실천이 두 번째를 만들었고,
    두 번째 실천이 주변의 변화를 이끌었다.

    지속 가능한 세상은
    결국 ‘불편함을 감수할 줄 아는 사람들’이 만드는 것이다.


    내 개인컵과 접시 하나가 거대한 변화를 이끌 수는 없지만,
    그 행동이 누군가의 마음에 씨앗이 될 수는 있다.

    다음번 모임에서도 나는
    여전히 내 텀블러와 접시를 챙길 것이다.
    누군가는 “또 그거 들고 왔네”라고 말하겠지만,
    그 말 뒤에는 존중이 담겨 있을 거라 믿는다.
    오늘의 불편함이 내일의 지구를 지킨다는 사실,
    이제는 그게 나의 신념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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