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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ay.39 제로웨이스트 실천: 집에 재사용 용기 코너 만들기 – 택배 상자, 유리병, 아이스팩 모으기
    제로웨이스트 실천 2025. 10. 22. 11:30

     

    39일 차 제로웨이스트, 버리기 전에 한 번 더 ‘기회를 주는 공간’

    제로웨이스트 39일 차의 목표는 “집 안에 재사용 용기 코너를 만드는 것”이었다.
    그동안 분리수거를 하며 ‘이건 다시 쓸 수 있을 것 같은데…’라는 생각을 한 적이 많았다.
    특히 택배 상자, 유리병, 아이스팩처럼 한 번 쓰고 버리기 아까운 물건들이 눈에 띄었다.
    그런데 막상 보관할 곳이 없다 보니 결국 대부분 버려졌다.
    그래서 이번 도전에서는 이 ‘애매한 물건들’을 다시 쓸 수 있는 시스템을
    집 안에 직접 만들어보기로 했다.

    나에게 제로웨이스트는 이제 단순히 쓰레기를 줄이는 행위가 아니라,
    물건의 수명을 연장하는 습관이 되었다.
    그 출발점이 바로 ‘재사용 코너’였다.
    이 작은 공간이 생긴 후, 집의 쓰레기 구조가 완전히 달라졌고
    무엇보다 ‘버림’의 기준이 바뀌었다.
    이제는 쓰레기를 버리기 전에 ‘혹시 쓸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습관처럼 던지게 되었다.

     

     

    제로웨이스트 실천: 집에 재사용 용기 코너 만들기 – 택배 상자, 유리병, 아이스팩 모으기


    첫 단계: 택배 상자, 다시 쓰기 위한 구조 만들기

    가장 먼저 손을 댄 건 택배 상자였다.
    요즘은 온라인 쇼핑이 일상화되면서 택배 박스가 하루에도 여러 개씩 쌓인다.
    그동안은 종이류로 분리배출했지만, 상태가 좋은 상자들을 보면
    “이건 다시 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늘 들었다.

    그래서 집 안 한쪽 벽면에 ‘택배 상자 존’을 만들었다.
    크기별로 분류해 정리하고, 찢어진 부분은 테이프로 보강했다.


    한 달 동안 이 코너를 운영하니 효과가 확실했다.
    중고 거래를 할 때 새 상자를 따로 사지 않아도 됐고,
    친구에게 물건을 보낼 때도 여기서 꺼내 쓰면 되었다.

    무엇보다 재활용품 배출일마다
    “이번 주엔 상자가 몇 개나 재사용됐지?” 하는 기대감이 생겼다.
    단순한 정리 공간이 아니라,
    ‘두 번째 생명을 주는 공간’으로 변한 것이다.
    이후엔 가족들도 자연스럽게 택배 상자를 버리지 않고
    이 코너로 가져다 놓기 시작했다.
    그 결과, 우리 집에서 나가는 종이 쓰레기의 양이
    한 달 만에 절반 이하로 줄었다.


    두 번째 단계: 유리병과 아이스팩, ‘쓰레기’에서 ‘자원’으로

    다음으로 눈에 들어온 건 유리병이었다.
    잼, 음료, 조미료 등 유리병 포장 제품은 버리기 전에 항상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재사용 코너 한쪽에 유리병 전용 공간을 만들었다.
    깨끗이 세척하고 라벨을 제거한 후 크기별로 분류했다.


    결과는 놀라웠다.

    유리병은 집에서 다양한 용도로 재탄생할 수 있었다.
    조미료를 덜어 담는 작은 병,
    건조 허브나 차를 보관하는 용기,
    작은 화병, 그리고 DIY 소품 보관함까지.
    특히 ‘보이는 재활용’이 주는 만족감이 컸다.
    쓰레기로 버려질 뻔한 병이
    새로운 쓰임을 얻어 생활 속에서 다시 빛을 내는 모습은
    제로웨이스트의 철학을 실감하게 했다.

     

    그리고 아이스팩은 생각보다 활용도가 높았다.
    여름철 택배가 늘면서 아이스팩이 쌓이는데,
    버리자니 환경오염이 걱정되고,
    모으자니 부피가 문제였다.
    그래서 냉동실 한쪽에 ‘아이스팩 리턴존’을 만들었다.
    필요 없는 것은 동네 마트에 반납했고,
    나머지는 냉장 가방용으로 재사용했다.
    이 시스템을 만들고 나니
    우리 집에서 나가는 ‘냉매 쓰레기’가 거의 사라졌다.


    세 번째 단계: 가족이 함께 만드는 ‘재사용 루틴’

    처음엔 나 혼자 시작한 일이었지만,
    재사용 코너가 자리를 잡으면서 가족도 자연스럽게 참여하게 됐다.
    엄마는 “이거 다시 쓸 수 있을까?”라며 유리병을 가져오고,
    아빠는 “택배 상자 코너 덕분에 정리가 쉬워졌네”라고 했다.
    남동생은 친구에게 중고 물건을 보낼 때
    “우리 집 상자 코너에서 박스 가져왔어”라며 뿌듯해했다.

    가족이 함께 참여하자 집안 분위기도 달라졌다.
    버리는 대신 모으는 공간이 생기면서,
    우리 집은 조금 더 ‘순환하는 공간’이 되었다.


    게다가 이 코너를 통해
    “버릴까, 아니면 다시 쓸까?”를 고민하는 대화가 많아졌다.
    환경에 대한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식탁 위로 올라왔고,
    이전보다 ‘지속 가능한 생활’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었다.

     

    흥미로운 점은,
    이 재사용 코너가 단순히 물건을 저장하는 공간이 아니라
    ‘생각의 저장소’가 되었다는 것이다.
    매번 물건을 넣거나 꺼낼 때마다
    “이건 어떤 쓰임으로 다시 태어날까?”
    “다른 용도로도 쓸 수 있지 않을까?”라는 질문이 따라왔다.
    그 질문 자체가 이미 제로웨이스트의 실천이었다.


    결론: 버리기 전에 한 번 더, ‘살리는 습관’을 선택하자

    39일 차 제로웨이스트 실천은
    ‘버리는 행위’ 대신 ‘살리는 행동’을 배우는 하루였다.
    택배 상자, 유리병, 아이스팩처럼
    한 번 쓰고 버려지는 물건들이 얼마나 큰 가능성을 지니고 있는지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재사용 코너를 만든 이후,
    우리 가족의 쓰레기 배출량은 확연히 줄었고,
    무엇보다 물건을 대하는 시선이 달라졌다.
    예전에는 사용 후 바로 버리던 물건들이
    이제는 “어디에 다시 쓸 수 있을까?”로 이어진다.
    그 변화의 힘은 생각보다 크다.

    지속 가능한 삶은 거창한 철학이 아니라
    이렇게 작고 구체적인 시스템에서 시작된다.
    우리 집 한쪽 벽면의 재사용 코너는
    지금도 조용히 ‘두 번째 생명’을 품고 있다.
    그 앞을 지날 때마다 나는 스스로에게 묻는다.
    “오늘 내가 버리는 물건 중, 다시 살릴 수 있는 건 없을까?”
    그 질문이 바로 제로웨이스트 실천의 출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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