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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ay.38 제로웨이스트 실천: 가족 모두 장바구니 1개씩 소지 의무화
    제로웨이스트 실천 2025. 10. 22. 06:14

    38일 차 제로웨이스트, ‘나 혼자 실천’에서 ‘가족 전체의 변화’로

    제로웨이스트 도전 38일 차의 주제는 “가족 모두 장바구니 1개씩 소지 의무화”였다.
    그동안 나는 혼자서 쓰레기를 줄이고, 다회용품을 쓰며, 배달을 줄이는 실천을 이어왔지만
    어느 순간 ‘이건 나 혼자만의 싸움이 아닌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집안 곳곳에서 여전히 비닐봉지들이 쌓여가고 있었고,
    가족들은 무심코 편의점에서 일회용 봉투를 받아왔다.
    나 하나만 바뀌어서는 한계가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래서 38일 차에는 가족 전체가 함께 실천할 수 있는
    가장 쉽고 효과적인 방법으로 ‘장바구니 소지 의무화’를 정했다.
    누구나 외출 시 장바구니 하나를 꼭 들고나가도록 규칙을 세운 것이다.
    그날부터 우리 집 현관문 옆에는 장바구니 전용 바구니가 생겼다.
    ‘오늘도 비닐 없이!’라는 문구를 써 붙여두고,
    가족이 외출할 때마다 장바구니를 챙기는 것을 습관으로 만들었다.
    처음엔 단순한 시도였지만, 이 작은 행동이 가족의 인식을 완전히 바꾸는 계기가 되었다.

     

    제로웨이스트 실천: 가족 모두 장바구니 1개씩 소지 의무화


    첫 시도: 가족의 반응과 예상치 못한 시행착오

    처음 규칙을 정했을 때, 가족들의 반응은 솔직히 미적지근했다.
    아빠는 “나는 회사 가는 길에 편의점만 잠깐 들르는데 무슨 장바구니야?”라고 했고,
    남동생은 “그거 들고 다니면 귀찮잖아”라며 웃어넘겼다.
    하지만 나는 물러서지 않았다.
    “편리하다고 버리는 게 습관이 되면, 불편해서 지키는 것도 습관이 될 수 있어.”
    이 한마디를 던지고 나니 오히려 가족들이 궁금해하기 시작했다.

    처음 며칠간은 시행착오가 많았다.
    엄마는 장 보러 나갔다가 장바구니를 깜빡하고
    마트에서 100원짜리 비닐봉지를 샀다.
    아빠는 회사 근처에서 점심을 사며 편의점 봉투를 받았고,
    나는 그날 저녁 가족 단톡방에 “오늘의 봉투 점수: 마이너스 2점”이라고 올렸다.
    그 메시지 이후, 가족 모두의 경쟁심이 발동했다.
    ‘오늘은 내가 장바구니 챙겼다’는 인증사진이 하나둘 올라오기 시작했고,
    점점 장바구니 챙기기가 놀이이자 습관이 되었다.

    며칠 뒤엔 아빠가 먼저 회사 동료에게
    “이거 장바구니야, 요즘 우리 가족이 제로웨이스트 실천 중이야”라고 자랑하는 모습을 봤다.
    그 장면을 보고 나는 정말 뿌듯했다.
    처음엔 ‘귀찮음’이었던 행동이 자부심으로 변한 것이다.
    가족의 변화는 그렇게 조금씩, 그러나 확실하게 시작되었다.


    가족이 함께하니 달라진 일상

    가족 모두가 장바구니를 들기 시작하면서
    우리 집의 일상은 놀라울 만큼 달라졌다.


    첫 번째 변화는 비닐봉지의 감소량이었다.
    이전엔 일주일에 10개 이상 나왔던 비닐봉지가
    이제는 한두 개로 줄었다.
    특히 시장이나 마트에서 장을 볼 때
    각자 장바구니를 나눠 들고 다니니
    한 번의 장보기도 훨씬 효율적이 되었다.

     

    두 번째 변화는 소비 습관의 개선이었다.
    장바구니를 들고 다니다 보니
    자연스럽게 “오늘 정말 필요한 걸까?”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충동구매가 줄고, 필요한 물건만 담게 되었다.
    엄마는 “이제 장 보는 시간이 반으로 줄었다”며 웃었고,
    남동생은 장바구니를 들고 편의점에 가면
    점원이 “이거 멋지네요”라고 칭찬해 줬다고 했다.
    작은 행동 하나가 가족 모두에게 긍정적인 피드백을 만들어 준 것이다.

     

    세 번째 변화는 환경 의식의 확산이었다.
    우리는 매주 일요일, 저녁 식탁에서
    한 주 동안 줄인 비닐봉지 개수를 기록하기로 했다.
    가끔은 경쟁하듯 누가 가장 실천을 잘했는지 이야기하며 웃었다.
    이 습관은 단순한 환경 운동이 아니라
    가족 간의 ‘대화 주제’가 되어주었다.
    환경을 지키는 행동이 어느새 가족을 더 가깝게 만들었다.


    지속 가능한 습관은 함께할 때 완성된다

    38일 차 제로웨이스트 실천은
    ‘가족 전체가 움직일 때 변화의 힘이 얼마나 큰가’를 보여준 하루였다.
    나 혼자 실천할 땐 한계가 있었지만,
    가족이 함께하니 환경 보호가 ‘의무’가 아니라 ‘생활’이 되었다.

    이제는 장바구니가 우리 가족의 외출 필수품이 되었다.
    차 트렁크, 현관문 옆, 가방 안 곳곳에 장바구니가 자리하고 있다.
    가끔 깜빡해도 “오늘은 내가 여분 줄게”라며 서로 챙겨주는 모습이
    이제는 당연한 일상이 되었다.

    나는 이번 도전을 통해 깨달았다.
    제로웨이스트는 혼자서 완벽히 하는 게 아니라,
    함께 조금씩 꾸준히 하는 것이 진짜 실천이라는 걸.
    가족이 한 사람씩 달라질 때,
    그 변화는 생각보다 훨씬 큰 파급력을 가진다.

    오늘도 가족 모두 각자의 장바구니를 들고 외출하는 모습을 보며
    나는 마음속으로 조용히 웃었다.
    “우리가 지구를 위해 할 수 있는 가장 작은 일,
    그건 바로 한 손에 장바구니를 드는 것부터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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