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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72 제로웨이스트 키친 리폼 – 버려지는 주방도구의 두 번째 생명 만들기제로웨이스트 실천 2025. 11. 14. 08:15

버려지는 주방, 다시 쓰이는 마음
제로웨이스트를 시작한 지 두 달이 넘으면서, 내 생활은 많이 달라졌다.
그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게 바뀐 공간이 ‘주방’이었다.
매일 밥을 짓고, 커피를 내리고, 설거지를 하는 공간이지만
한편으론 ‘가장 많은 쓰레기가 만들어지는 곳’이기도 했다.예전의 나는 고장 난 주방 도구는 바로 버렸다.
손잡이가 약간 깨진 국자, 코팅이 벗겨진 프라이팬, 물때 낀 플라스틱 용기들….
“이건 이제 못 써.” 하며 쉽게 버리곤 했다.
하지만 제로웨이스트 실천을 이어가며 그 생각이 바뀌었다.“버리는 게 아니라, 새로 태어나게 할 수는 없을까?”
그 질문이 ‘주방 리폼 제로웨이스트 프로젝트’의 시작이었다.
이번 72일 차는, 버려지는 주방도구를 ‘두 번째 생명’으로 되살린 실천의 기록이다.
고장 난 주방도구, 다시 보기 – “이건 아직 살아 있다”
주방 리폼의 첫걸음은 ‘다시 보는 시선’이었다.
겉보기에 낡고 쓸모없어 보여도,
조금만 손보면 여전히 사용할 수 있는 도구들이 많았다.나는 버리기 전 항상 이렇게 물었다.
“이건 정말 끝까지 쓴 걸까?”
그 질문에 답하면서, 버려야 할 물건이 수리 가능한 물건으로 바뀌었다.
리폼 실천 사례
1. 손잡이 빠진 국자 → 미니 화분 스푼
- 국자의 손잡이가 부러졌을 때 버리려다,
작은 다육이 화분을 가꾸는 ‘미니 흙스푼’으로 변신시켰다. - 세척 후, 손잡이 부분을 사포로 다듬고 친환경 페인트로 마감했다.
2. 코팅 벗겨진 프라이팬 → 식물 받침대
- 프라이팬은 못 쓰지만, 모양이 단단해 화분 받침으로 완벽했다.
- 안쪽에 방수 천을 덧대고, 아래에 구멍을 뚫어 물 빠짐을 개선했다.
3. 유리병 → 향신료 보관통
- 잼병, 커피병, 소스병을 깨끗이 세척해
통일된 라벨을 붙이니 새 제품보다 더 예뻤다.
4. 플라스틱 도마 → 서랍 칸막이
- 오래된 도마는 잘라서 서랍 정리용 칸막이로 활용했다.
- 탄탄한 재질 덕분에 몇 년째 잘 쓰고 있다.
이런 리폼 과정을 통해 느낀 건 단순했다.
“물건을 버릴 때 필요한 건 돈이 아니라 상상력이구나.”
리폼 습관화 – ‘수리’가 기본값이 되는 주방
주방 리폼을 하면서 중요한 건 ‘일시적인 프로젝트’가 아니라
‘생활 습관’으로 만드는 것이었다.
그래서 나는 주방 한편에 ‘리폼 스테이션’을 만들었다.리폼 스테이션은 말 그대로 ‘버리기 전 다시 보는 공간’이다.
작은 수리도구(드라이버, 글루건, 실리콘제, 친환경 본드 등)와
리폼 재료(리본, 천 조각, 재활용 용기)를 한자리에 모아두었다.주방 리폼 루틴 3단계
1. 고장 → 수리 시도 → 보관
- 무조건 버리기 전, 한 번의 수리 시도를 해본다.
- 수리 도중 완전히 고쳐지지 않아도 ‘부분 재사용’할 방법을 찾는다.
2. 리폼 아이디어 수집
- SNS, 제로웨이스트 커뮤니티, 유튜브에서
“주방 리폼 아이디어”를 모아 노트에 기록했다. - 실제로 ‘병뚜껑을 냉장고 자석으로 바꾸기’ 같은 아이디어는 생활에 큰 재미를 줬다.
3. 기록 및 공유
- 리폼 전후 사진을 찍어 제로웨이스트 SNS 인증글로 남겼다.
- 다른 사람들과 경험을 공유하면서 ‘실천의 지속성’을 확보했다.
리폼 스테이션이 생기고 나서,
주방 쓰레기 양은 절반 이하로 줄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건 안 돼”가 아니라 “이건 어떻게 바꿀까?”로 사고방식이 바뀌었다.
제로웨이스트 키친의 확장 – ‘순환이 있는 공간’ 만들기
리폼은 단순히 물건을 고치는 일이 아니라,
‘순환하는 주방 생태계’를 만드는 과정이었다.내가 만든 순환 구조
- 세제 리필 시스템
: 리필용 주방세제를 구매하고, 기존 용기를 재사용.
: 병이 닳을 때까지 쓰며 불필요한 플라스틱 포장 제거. - 음식물 쓰레기 최소화 존 운영
: 조리 시 자투리 채소는 ‘즙’이나 ‘육수용’으로 모아
냉동 후 재활용.
: 달걀껍데기는 세척 후 말려서 천연 세제 보조제로 사용. - 업사이클링 장식 활용
: 버려질 프라이팬, 깨진 컵, 병뚜껑 등을
벽걸이형 소품으로 재탄생시켜 ‘제로웨이스트 인테리어’ 완성.
이 모든 과정을 통해, 주방이 ‘쓰레기 생산소’에서
‘순환과 창의의 공간’으로 바뀌었다.그리고 그 변화는 단순히 물건의 생명만 연장시킨 게 아니었다.
내 마음의 태도 또한 달라졌다.“이제 나는 버리지 않고, 함께 산다.”
물건의 두 번째 생명, 나의 첫 번째 변화
주방 리폼은 단순한 재활용이 아니다.
그건 물건에게 ‘두 번째 기회’를 주는 일이고,
나에게 ‘첫 번째 변화’를 주는 일이다.리폼을 하며 나는 느꼈다.
쓰레기를 줄인다는 건 ‘덜 사는 기술’이 아니라
‘다시 쓰는 상상력’이라는 것을.이제 주방의 물건 하나하나가 이야기로 바뀌었다.
손잡이가 떨어진 국자는 화분 스푼이 되었고,
병뚜껑은 냉장고의 메모 자석이 되었으며,
낡은 프라이팬은 작은 화분 받침이 되었다.버리는 대신 바꾸는 삶.
그게 바로, 제로웨이스트 키친의 진짜 힘이다.'제로웨이스트 실천'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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