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Day.54 환경 다큐·책 한 편 보고 행동으로 옮기기 – 학습 기반 실천
    제로웨이스트 실천 2025. 10. 28. 12:00

    ‘배움 없는 실천은 오래가지 않는다’는 깨달음


    제로웨이스트를 50일 넘게 실천하다 보니, 어느 순간 내가 ‘습관’만 유지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텀블러를 챙기고, 장바구니를 들고 다니고, 리필숍을 이용하는 일이 이제는 당연해졌지만
    그 이유에 대한 ‘이해’는 점점 흐릿해지고 있었다.
    그래서 이번 54일차에는 방향을 조금 바꾸어 보기로 했다.
    “행동에서 한 걸음 물러나, 배움을 통해 실천의 이유를 다시 정리해보자.”
    그 결심으로 환경 관련 다큐멘터리와 책 한 권을 찾아보기 시작했다.
    이날의 목표는 단순했다.
    ‘지식으로부터 행동의 에너지를 다시 충전하기.’

     

    환경 다큐·책 한 편 보고 행동으로 옮기기 – 학습 기반 실천


    환경 다큐 한 편이 던진 질문 – 나는 무엇을 위해 실천하는가

    그날 선택한 영상은 넷플릭스의 환경 다큐멘터리 〈A Plastic Ocean〉이었다.
    평소에도 일회용품을 줄이려 노력해왔지만, 이 다큐를 보고 나서야 ‘플라스틱의 진짜 끝’을 목격했다.
    카메라는 도시의 편리함 뒤에 숨어 있던 바다의 현실을 담고 있었다.
    쓰레기로 뒤덮인 해안선, 플라스틱을 삼켜버린 바다새, 그리고 해류를 타고 대륙을 떠도는 미세플라스틱의 그림자.

    나는 그 장면을 보며 일회용 컵 하나, 비닐봉지 하나를 사용할 때
    그것이 ‘어디로 가는가’를 진심으로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는 걸 깨달았다.
    내가 버린 쓰레기는 사라지지 않았다.
    그저 보이지 않는 어딘가에서 누군가의 생명을 위협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 영상은 단순히 충격적인 정보를 주는 게 아니라,
    ‘왜 우리가 제로웨이스트를 해야 하는가’에 대한 감정적 공감대를 형성했다.
    그날 이후로 나는 무심코 쓰레기를 버리려 할 때마다
    바다 위를 떠도는 플라스틱 병 한 개가 떠오른다.
    다큐멘터리는 나에게 ‘실천의 감정적 이유’를 다시 불러일으켰다.


    책으로 만난 지속가능한 삶의 원리 – 《쓰레기 제로 라이프》의 한 문장

    다큐멘터리를 본 다음 날, 나는 서점에서 비 존슨(Bea Johnson)의 《Zero Waste Home》 한국어판,
    즉 《쓰레기 제로 라이프》를 꺼내들었다.
    책은 단순히 ‘쓰레기를 줄이는 기술’이 아니라,
    ‘생활 철학으로서의 제로웨이스트’를 이야기하고 있었다.

    가장 인상 깊었던 문장은 이거였다.

    “쓰레기를 줄이는 건 환경을 위한 일이 아니라, 나 자신을 되찾는 일이다.”

     

    이 문장을 읽는 순간, 마음이 울렸다.
    그동안 나는 ‘환경 보호’라는 거대한 명분으로 실천을 이어왔지만,
    사실 제로웨이스트는 내 삶의 단순함과 명료함을 회복하는 과정이었다.

     

    책 속에서는 다섯 가지 원칙을 소개한다.
    - 거절하기 (Refuse)
    - 줄이기 (Reduce)
    - 재사용하기 (Reuse)
    - 재활용하기 (Recycle)
    - 썩히기 (Rot)

     

    이 원칙들을 하나씩 다시 읽으며, 나는 내 생활 습관을 다시 점검했다.
    예를 들어 ‘거절하기’는 나에게 가장 어려운 항목이었다.
    무료로 주는 샘플, 행사 기념품, 포장된 사은품…
    그동안 무심코 받아오던 모든 것들이 결국 쓰레기의 시작이었다.
    책을 덮고 난 뒤, 나는 바로 ‘무료 증정품 거절하기’를 다음날의 목표로 세웠다.

    학습은 실천의 방향을 정교하게 만든다.
    무의식적인 행동이 ‘의식적 선택’으로 바뀌는 순간,
    실천은 단순한 습관을 넘어 하나의 신념이 된다.


    배움을 행동으로 바꾸는 하루 – 나만의 리마인더 루틴 만들기

    다큐와 책을 통해 마음이 뜨거워졌다고 해도,
    그 감정은 며칠이 지나면 쉽게 희미해진다.
    그래서 나는 그 배움을 ‘습관화’할 방법을 고민했다.
    결국 도출한 해답은 ‘리마인더 루틴’이었다.

    나는 스마트폰 캘린더에 이렇게 기록했다.
    매주 수요일 오전 9시 – “제로웨이스트 리마인드 데이”
    이날에는 10분간 환경 관련 영상이나 글을 읽으며
    ‘왜 이걸 하는가’를 다시 되새기기로 했다.

    처음엔 단순한 일정처럼 느껴졌지만,
    지속될수록 이 루틴은 ‘동기 회복의 시간’이 됐다.
    책 속의 문장 하나, 다큐 속 장면 하나가
    매번 내 실천을 새롭게 정의해주었다.

    특히 이 습관은 지속가능성의 원동력이 되었다.
    실천은 언젠가 피로감을 동반하지만,
    배움은 언제나 새로운 이유를 제공해준다.
    배움을 통해 나는 ‘지속 가능한 열정’을 공급받았다.


    배우는 실천가로 살아간다는 것

    이날의 도전을 통해 나는 알게 되었다.
    제로웨이스트는 단순히 쓰레기를 줄이는 일이 아니라,
    배우며 성장하는 과정이라는 사실을.

    행동이 앞서고 학습이 뒤따르는 것도 좋지만,
    때때로 멈춰서 배우는 건 실천을 더 오래가게 만든다.
    지식은 행동의 방향을, 감정은 행동의 이유를 준다.
    이 두 가지가 함께 있을 때, 제로웨이스트는 ‘습관’을 넘어 ‘삶의 철학’이 된다.

    앞으로 나는 실천의 틈틈이 책과 영상을 통해
    새로운 관점을 끊임없이 배워볼 생각이다.
    다음에 읽고 싶은 책은 《지구를 위한 작은 습관들》,
    그리고 시청할 예정인 다큐는 〈Our Planet II〉다.
    이 루틴이 나의 제로웨이스트 여정을 더 단단히 지탱해줄 거라 믿는다.


    배움은 실천의 가장 깊은 연료다

    이날 나는 다짐했다.
    “나는 행동하는 사람인 동시에, 배우는 사람으로 남겠다.”
    환경 실천은 단순한 의무가 아니라,
    끊임없이 배우며 스스로를 갱신하는 여정이다.

    지식으로부터 시작된 행동은 오래간다.
    책의 문장 하나, 다큐의 장면 하나가
    내 소비 습관과 선택의 기준을 근본적으로 바꿔놓는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실천의 중간중간 멈춰서 배운다.
    그 멈춤이 결코 뒤처짐이 아니라,
    다음 단계를 준비하는 성장의 시간임을
    이제는 확신한다.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