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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55 기후행동 계산기 활용 – 나의 생활을 수치로 바꾸는 데이터 실험제로웨이스트 실천 2025. 10. 28. 18:30
‘감각적 실천’을 넘어 ‘데이터로 확인하는 실천’으로
제로웨이스트 실천과 함께 나의 소비 습관과 생활 방식은 많이 달라졌다.
텀블러, 장바구니, 리필숍 이용 등 일상적인 행동은 이제 자연스러워졌지만,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정말 내가 지구에 끼치는 영향을 줄이고 있는 걸까?”
그동안 나는 실천을 ‘감정’으로만 느꼈지,
‘수치’로 확인해 본 적은 한 번도 없었다.그래서 이번 55일 차 도전은 조금 다르게 진행했다.
바로 ‘기후행동 계산기(Climate Action Calculator)’를 이용해
나의 탄소발자국을 직접 수치로 측정하고 줄이는 실험이다.
배움에서 시작된 제로웨이스트가
이제는 데이터 기반의 실천으로 확장되는 순간이었다.
기후행동 계산기란? ‘나의 생활’을 수치로 바꿔주는 도구
‘기후행동 계산기’는 개인이 일상에서 발생시키는
탄소 배출량(탄소발자국, Carbon Footprint)을 계산해 주는 웹 기반 도구다.
최근에는 경기도를 포함한 여러 지자체에서도
자체적으로 앱이나 플랫폼 형태로 운영하고 있다.나는 ‘기후행동 포인트 앱’ 안의 계산 기능을 이용했다.
처음에는 단순한 호기심이었다.
하지만 항목을 하나씩 입력하면서, 생각보다 많은 ‘숫자들’이 내 생활을 보여줬다.입력 항목은 다음과 같았다.
- 교통: 자동차, 대중교통, 도보 이용 비율
- 에너지: 전기·가스 사용량
- 소비: 플라스틱, 음식물 쓰레기, 포장재
- 생활 습관: 외식 빈도, 배달 이용률, 쇼핑 패턴
입력을 마치자, 나의 한 달 평균 탄소배출량이 310kg CO₂eq로 계산됐다.
처음엔 “이게 많나?” 싶었지만,
대한민국 1인 평균 배출량(약 460kg CO₂eq)을 기준으로 보면 꽤 좋은 편이었다.
하지만 여전히 줄일 수 있는 부분은 많았다.
특히 ‘식습관’과 ‘전기 사용량’에서 개선 여지가 크다는 결과가 나왔다.이 데이터는 나에게 새로운 관점을 제공했다.
이전에는 단순히 ‘쓰레기를 줄인다’는 감정적 만족에 머물렀다면,
이제는 ‘얼마나 줄였는가’를 구체적으로 이해하게 된 것이다.
나의 생활 데이터를 분석하다 – 숫자가 보여준 나의 습관
탄소 계산 결과를 보고 나는 하루를 다시 돌아봤다.
계산기에서 지적한 첫 번째 항목은 ‘전력 사용량’이었다.
나는 하루 10시간 이상 컴퓨터를 사용하고,
취침 직전까지 스탠드 불을 켜두는 습관이 있었다.
그 사소한 습관이 매달 약 20kg CO₂eq를 발생시키고 있었다.그래서 그날 바로 ‘절전 타이머’를 설정했다.
스탠드는 자동으로 꺼지게 했고,
컴퓨터는 일정 시간 미사용 시 절전 모드로 전환하도록 설정했다.
그 작은 변화만으로 예상 배출량이 약 15% 줄었다.두 번째 항목은 식습관이었다.
나는 육류 섭취 비율이 높았고, 배달 음식을 주 2회 정도 시켜 먹었다.
계산기에서는 식습관 개선만으로도
한 달에 30kg CO₂eq를 절감할 수 있다고 나왔다.
그래서 그날부터 주 2회의 ‘채식 데이’를 지정했다.
고기를 완전히 끊지는 않았지만, 대체 단백질(두부, 병아리콩, 렌틸콩)을 활용했다.마지막으로 쇼핑 패턴도 점검했다.
온라인 쇼핑 1회가 약 1kg CO₂eq의 포장, 배송, 반품 에너지를 발생시킨다고 한다.
‘필요할 때만 산다’는 원칙을 다시 세웠고,
‘쿨링 오프 24시간’을 도입했다.
즉, 사고 싶은 제품이 생기면 24시간 후에도 필요하다고 느껴질 때만 구매하는 것이다.이 세 가지 습관 조정만으로
예상 월간 탄소배출량이 약 230kg CO₂eq로 줄었다.
수치로 확인하니 변화가 눈에 보였다.
숫자는 때로 잔인하지만, 그래서 더 강력한 동기부여가 된다.
데이터 기반 실천의 힘 – ‘측정 가능한 변화’는 지속된다
이번 실험을 하면서 가장 크게 느낀 건,
보이는 데이터는 행동을 바꾼다는 사실이다.
그동안 나의 제로웨이스트는 ‘감정적 보람’에 의존해 왔다.
하지만 수치를 보니 실천이 ‘게임처럼’ 느껴졌다.탄소배출량이 줄어드는 그래프를 볼 때마다 성취감이 커졌다.
매주 수요일, 계산기를 다시 열어 내 생활을 업데이트했다.
‘절전 효과 +5%’, ‘육류 소비 -10%’, ‘배달 횟수 -2회’
이런 변화는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진행률’이 되어 나를 움직였다.무엇보다, 이 과정은 가족에게도 확산되었다.
아빠는 출퇴근 시 대중교통 이용률을 높였고,
엄마는 음식물 쓰레기 배출량을 줄이는 식단을 연구했다.
나는 그 데이터를 가족 단톡방에 공유하며
‘가정 내 미니 기후행동 리포트’를 매주 작성했다.그 결과, 한 달 뒤 우리 가족의 총 탄소배출량은 15% 감소했다.
이건 단순히 수치가 아니라, ‘함께 줄인 결과’였다.
데이터는 개인의 실천을 가족 단위의 운동으로 확장시키는 연결고리가 되었다.
측정하는 삶은 더 오래 지속된다
제로웨이스트의 핵심은 ‘줄이는 것’이지만,
그 줄임의 효과를 ‘보는 것’이야말로 실천을 오래 지속하게 만든다.
기후행동 계산기는 그 ‘보임’을 제공하는 도구였다.숫자에 담긴 건 단순한 계산이 아니라,
내가 만든 변화의 흔적이다.
수치는 무심히 지나치는 습관을 들여다보게 하고,
작은 행동을 ‘효과’로 연결시켜 준다.이제 나는 매달 첫째 주 일요일마다
기후행동 계산기를 열고 나의 생활 데이터를 갱신한다.
이 루틴은 나에게 환경 실천의 리셋 버튼이자,
‘나는 지금 어디쯤 와 있는가’를 점검하는 나침반이 되었다.배움이 실천의 방향을 주었다면,
데이터는 실천의 속도를 가늠하게 했다.
이 두 가지가 만나면서, 나의 제로웨이스트 여정은
감정에서 지식으로, 그리고 수치로 진화했다.'제로웨이스트 실천'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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