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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ay.57 제로웨이스트 독서 모임 만들기 – 지식을 공유해 실천으로 이어가기
    제로웨이스트 실천 2025. 10. 30. 06:26

    “혼자 하는 실천은 오래가지 않는다”

    제로웨이스트를 시작한 지 어느덧 57일이 넘었다.
    쓰레기 줄이기, 리필숍 방문, 냉장고 관리, 그린카드 실천까지 —
    혼자서도 꽤 체계적인 변화를 만들어왔지만, 어느 순간부터 한계를 느꼈다.
    환경 실천은 ‘지속’이 중요하지만, 혼자서는 동기부여가 점점 약해졌다.

    그때 문득 떠올랐다.
    “책을 함께 읽는 사람들끼리 모이면, 제로웨이스트도 함께 실천할 수 있지 않을까?”

    그 생각이 바로 ‘제로웨이스트 독서 모임’의 시작이었다.
    책 한 권에서 시작된 대화가 행동으로 확장되고,
    지식이 연결되어 새로운 실천의 아이디어로 이어지는 과정은
    혼자일 때는 경험할 수 없는 깊이였다.
    오늘은 그 경험을 바탕으로,
    책을 통해 제로웨이스트를 ‘지속 가능한 문화’로 만든 이야기를 나누려 한다.

    제로웨이스트 독서 모임 만들기 – 지식을 공유해 실천으로 이어가기


    모임의 첫 시작 – ‘완벽한 실천’이 아닌 ‘공유 가능한 배움’

    독서 모임을 처음 기획했을 때, 부담스러웠다.
    제로웨이스트에 완벽히 성공한 것도 아닌데,
    누군가와 실천을 이야기해도 될까?

    하지만 곧 생각을 바꿨다.
    ‘완벽한 실천자’가 아니라 ‘배우는 동료’로 모이자는 마음으로,
    지인 4명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제로웨이스트 관련 책 같이 읽으면서,
    일상 속 실천법을 이야기해 보면 어때?”

    예상보다 반응은 긍정적이었다.
    누구나 환경 문제의 심각성은 알고 있지만,
    막상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모임은 카페가 아닌 집에서 열린 작은 자리로 시작했다.
    첫 책은 『나는 쓰레기 없이 산다(비 존슨 저)』.
    책을 읽으며 각자의 생활 습관을 돌아봤다.
    나는 샴푸바를 쓰고 있었고, 친구는 종이컵 대신 개인 머그를 사용 중이었다.
    작은 실천들이 모여 커다란 공감대를 만들었다.

    이 모임에서 중요한 건 ‘지식의 완성도’가 아니었다.
    함께 고민하고 배우는 과정 자체가 실천의 동력이 되었다는 점이었다.


    독서에서 행동으로 – “읽은 내용을 실천으로 옮기기”

    두 번째 모임부터는 단순한 독후감 공유를 넘어서
    ‘책에서 배운 것을 실제로 실천하는 과제’를 정했다.

    예를 들어, 『플라스틱 없는 삶(산디 토스비 그 저)』을 읽은 뒤엔
    모두 각자 하루 동안 플라스틱 사용량을 기록하기로 했다.
    생각보다 많은 쓰레기가 눈앞에 쌓이자,
    책의 메시지가 단순한 문장이 아니라 ‘현실적 경고’로 다가왔다.

    세 번째 책 『2050 거주불능 지구(데이비드 월러스 웰즈 저)』를 읽고 나서는,
    모임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다.
    “우리가 바꾸지 않으면, 아무도 바꿔주지 않는다.”
    한 명의 실천이 아닌 ‘공동 행동’의 필요성이 강하게 떠올랐다.

    그날 이후, 우리 모임은

    • ‘한 달 한 가지 실천’ 미션을 만들고
    • 각자 실천을 인증하는 공유 노션 페이지를 개설했다.

    예를 들어 3월의 미션은 “외출 시 일회용품 0개 사용.”
    서로 인증 사진을 올리고,
    실패한 날에는 솔직하게 이유를 적었다.
    그 과정에서 완벽함보다 ‘지속성’을 중시하는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자리 잡았다.

    책이 단순한 읽을거리가 아닌,
    ‘행동을 설계하는 도구’로 변한 순간이었다.


    모임이 확장되다 – ‘나’에서 ‘우리’, 그리고 ‘지역’으로

    모임이 세 번째 달에 접어들자,
    자연스럽게 “이런 모임을 더 확산시켜 보면 어떨까?”라는 이야기가 나왔다.
    그 결과, 우리는 ‘제로웨이스트 북클럽’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SNS 계정을 만들었다.

    처음엔 단 5명의 팔로워로 시작했지만,
    ‘책을 통해 배우는 제로웨이스트’라는 콘셉트가 신선했던지
    3개월 만에 200명 이상이 팔로잉했다.

    댓글에는 이런 반응들이 이어졌다.
    “책으로 실천을 배우는 방식이 부담이 없어요.”
    “혼자 하면 흐지부지되는데, 같이 하니까 지속돼요.”

    이후, 우리 모임은 온라인으로도 열렸다.
    줌(ZOOM)을 활용해 전국 어디서든 참여할 수 있도록 확장했고,
    환경 관련 작가님을 초청해 미니 강연도 진행했다.

    그중 가장 인상 깊었던 건,
    ‘제로웨이스트 도서관 캠페인’이었다.
    우리 모임이 직접 제안해, 지역 도서관에서
    “환경 관련 도서 추천 코너”를 만들었고,
    그곳에서 새로운 참여자들이 유입되기 시작했다.

    책 한 권이 지역 사회를 연결하는
    작은 ‘문화적 실천의 씨앗’이 된 셈이다.


    내가 배운 것 – 지식은 나눌 때 지속된다

    독서 모임을 통해 깨달은 건 명확했다.
    지속가능한 실천은 지속가능한 배움에서 나온다는 것이다.
    책을 읽으며 얻은 지식이 머릿속에서만 머물면 금세 희미해진다.
    하지만 함께 나누고, 이야기하고, 실천으로 연결하면
    그 지식은 ‘습관’으로 남는다.

    이제는 책을 읽을 때도 자연스럽게 이런 질문을 던진다.
    “이 내용은 내 일상에서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까?”
    “다음 모임에서 어떤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을까?”

    그리고 무엇보다,
    모임을 통해 ‘환경 실천은 거창하지 않아도 된다’는 확신을 얻었다.
    책을 한 권 읽고, 대화를 나누고, 그중 한 문장을 행동으로 옮기면 된다.
    그 작고 꾸준한 배움이
    결국 우리의 소비, 생활, 관계를 바꾼다.


    책으로 배우는 지속가능한 삶

    제로웨이스트는 쓰레기를 줄이는 기술이 아니라,
    삶을 다시 배우는 ‘지식의 과정’이다.
    그리고 그 배움은 혼자보다는 함께할 때 오래간다.

    ‘제로웨이스트 독서 모임’은 나에게
    단순한 취미 모임이 아니라,
    배움이 실천으로 확장되는 플랫폼이 되었다.

    책이 끝나도 대화는 끝나지 않는다.
    책장을 덮은 순간, 새로운 실천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그건 누군가에게 텀블러를 선물하는 행동일 수도 있고,
    플라스틱 없는 하루를 기록하는 일일 수도 있다.

    지속가능한 사회는 결국
    배움과 나눔이 이어질 때 만들어진다.
    오늘도 나는 책 한 권을 펼치며 스스로에게 묻는다.

    “이 문장을 내 삶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까?”

    그 질문 하나가,
    내가 제로웨이스트를 계속 이어가게 하는 가장 강력한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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