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Day.35 제로웨이스트 실천: 종이컵 대신 사무실 전용 컵 두기제로웨이스트 실천 2025. 10. 18. 21:30
35일 차 제로웨이스트, 사무실 커피 한 잔이 만든 쓰레기 이야기
제로웨이스트 35일 차의 목표는 “종이컵 대신 사무실 전용 컵을 사용하는 것”이었다.
아침 출근 후 탕비실에서 커피를 타며 문득 버려진 종이컵 더미를 봤을 때,
나는 매일 반복되는 일회용 소비의 규모를 새삼 실감했다.
사무실에서는 커피, 차, 물을 마실 때마다 종이컵을 쓰고 버리는 일이 너무 당연했다.
누군가는 “종이니까 재활용되잖아”라고 말하지만,
실상 대부분의 종이컵은 내부에 코팅된 플라스틱 필름 때문에 재활용이 어렵다.
결국 종이컵은 재활용품이 아니라 일반 쓰레기로 버려지고,
그 수가 사무실 인원만큼 매일 쌓여간다.그래서 35일 차에는 커피를 마시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꿔 보기로 했다.
나는 집에서 쓰던 머그컵 하나를 챙겨 와 사무실 내 ‘전용 컵’으로 정했다.
이 작은 변화가 가져온 하루의 차이는 생각보다 컸다.
그동안 아무렇지 않게 버리던 종이컵 한 개가,
사실은 수많은 나무와 에너지를 소비한 결과물이었다는 사실이 머릿속에 선명하게 남았다.
첫날의 도전: 종이컵 없이 하루를 버틸 수 있을까?
첫날 아침, 습관적으로 탕비실로 향하던 나는 종이컵 대신
내 머그컵을 꺼내 들었다.
커피를 내리고, 컵을 씻어 제자리에 두는 단순한 행동이었지만,
그날따라 이상하게 새로운 기분이 들었다.
컵을 직접 들고 다니며 마시는 그 행위 하나만으로
“나는 오늘 쓰레기를 줄이고 있다”는 실감이 났다.처음엔 약간의 불편함도 있었다.
컵을 씻는 시간이 필요했고,
회의 중 커피를 마시다 컵을 두고 나오는 실수도 했다.
그러나 며칠이 지나자 이 모든 과정이 자연스러운 루틴이 되었다.
특히 머그컵의 재질감과 온도 덕분에 커피 맛도 훨씬 좋아졌다.
종이컵에서는 느낄 수 없던 따뜻함이 손끝에서 전해졌다.또한 컵을 직접 세척하면서 생긴 ‘소유감’이 의외로 크다.
일회용 종이컵은 잠깐 쓰고 버리면 끝이지만,
전용 컵은 내 일상의 일부로 남는다.
책상 한쪽에 컵이 놓여 있는 것만으로도
작은 성취감이 느껴졌다.
사무실 전용 컵 문화, 나에서 우리로 확산되다
내가 전용 컵을 쓰기 시작한 지 일주일쯤 되었을 때,
동료들도 하나둘씩 관심을 보였다.
“컵이 예쁘네요, 어디서 샀어요?”
“매번 씻기 귀찮지 않아요?”
이런 질문들이 오가며 자연스럽게 제로웨이스트 대화가 시작됐다.
그 후 탕비실 한쪽에는 ‘개인 머그컵 보관대’가 생겼다.회사에서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자는 내부 캠페인을 제안했더니,
팀장님이 즉시 동의해 주셨다.
며칠 후엔 전체 직원에게 ‘개인 컵 사용 권장 메일’이 발송됐다.
이 작은 변화로 회사의 종이컵 소비량이 눈에 띄게 줄었다.
기존에는 1주일에 500개 이상 사용하던 종이컵이
2주 만에 절반 이하로 감소했다.무엇보다 좋은 점은,
컵을 씻으러 가는 길에 자연스럽게 동료와 대화를 나누는 시간이 늘었다는 것이다.
탕비실이 단순히 커피를 타는 공간이 아니라
사람들이 잠시 쉬며 교류하는 ‘작은 소통의 장’으로 변했다.
머그컵 하나가 사무실 문화를 조금 더 따뜻하게 만들었다.
쓰레기 절감 효과와 지속가능한 습관의 가치
35일 차 제로웨이스트 실천을 한 달간 이어간 결과,
하루 평균 2~3개의 종이컵을 줄이게 되었다.
한 사람 기준으로는 작아 보이지만,
사무실 전체로 보면 엄청난 차이를 만든다.
직원 30명이 하루에 종이컵 2개씩만 덜 써도,
한 달이면 1,800개의 종이컵이 절약된다.종이컵 1개를 만드는 데 평균 10Wh의 전력이 소모된다고 하니,
이건 소형 전자기기를 며칠간 충전할 수 있는 에너지와 맞먹는다.
그만큼 우리가 무심코 버린 종이컵은 ‘보이지 않는 에너지 낭비’의 상징이었다.개인 컵을 사용하는 동안 또 하나 느낀 점은 위생 관리의 책임감이다.
자신의 컵을 직접 세척하고 관리하면서,
청결에 대한 인식도 함께 높아졌다.
이건 단순히 환경 보호 차원을 넘어,
‘자기 물건을 스스로 돌보는 습관’으로 연결됐다.또한 개인 컵은 디자인이나 재질을 선택할 수 있어
자기 개성을 드러내는 수단이 되기도 했다.
어떤 동료는 유리컵을, 어떤 이는 스테인리스 텀블러를 선택했다.
이런 다양성이 모여 사무실 분위기를 한층 유쾌하게 만들었다.
사무실의 한 컵이 바꾸는 환경의 무게
35일 차 제로웨이스트 실천은
“작은 불편함이 오히려 일상의 의식을 바꾼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종이컵 대신 사무실 전용 컵을 사용하는 일은 사소해 보이지만,
그 속에는 ‘버리는 대신 채우는 삶’의 철학이 담겨 있다.이제 커피를 마실 때 종이컵을 집어 들면
무심코 죄책감이 들 정도로 인식이 바뀌었다.
내 책상 위 머그컵은 단순한 물건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습관의 상징이 되었다.제로웨이스트는 결국 ‘의식의 전환’이다.
컵 하나, 펜 하나, 종이 한 장에서부터 시작해
생활 전체로 퍼져나가는 변화의 씨앗이다.
오늘 내가 사용한 이 한 컵이
내일의 지구를 조금 더 가볍게 만든다면,
그건 이미 충분히 의미 있는 실천이다.
'제로웨이스트 실천' 카테고리의 다른 글
Day.39 제로웨이스트 실천: 집에 재사용 용기 코너 만들기 – 택배 상자, 유리병, 아이스팩 모으기 (0) 2025.10.22 Day.38 제로웨이스트 실천: 가족 모두 장바구니 1개씩 소지 의무화 (0) 2025.10.22 Day.37 제로웨이스트 실천: 이벤트 굿즈 대신 실용품만 수령하기 (0) 2025.10.19 Day.36 제로웨이스트 실천: 간식은 낱개포장 대신 대용량 나눔으로 (0) 2025.10.19 Day.34 제로웨이스트 실천: 일회용 볼펜 대신 리필형 펜 사용하기 (0) 2025.10.18 Day.33 제로웨이스트 실천: 종이 포스트잇 대신 전자메모 앱 활용하기 (0) 2025.10.18 Day.32 제로웨이스트 실천: 프린트 최소화로 전자파일 중심 회의 문화 만들기 (0) 2025.10.17 Day.31 제로웨이스트 실천: 사무실에 다회용 머그컵 두고 쓰기, 직장에서 시작하는 지속가능한 변화 (1) 2025.1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