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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몸은 겉으로 보기엔 단순해 보일 수 있지만 내부에서는 수백 가지의 생화학적 반응이 실시간으로 진행된다.
그 중심에는 우리가 흔히 인식하지 못하는 호르몬 조절 시스템이 존재하며 특히 ‘시상하부–뇌하수체–갑상선 축(HPT 축)’은 체온, 기초 대사율, 에너지 소비 등 생존에 필수적인 기능을 조절하는 핵심 내분비 체계다.
이 축은 위계적으로 연결된 3개의 기관이 순차적으로 신호를 주고받으며 필요한 만큼의 호르몬을 분비하고 다시 상위 기관에 피드백을 보내 균형을 유지하는 구조다.
이번 글에서는 HPT 축이 어떤 방식으로 작동하는지, 호르몬은 세포에 어떻게 작용하는지 수용체에 따라 작동 방식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생리학적 원리와 함께 쉽게 풀어본다.

시상하부–뇌하수체–갑상선 축(HPT 축)의 작동 원리와 호르몬 수용체의 작용 메커니즘

목차
 1. 시상하부–뇌하수체–갑상선 축(HPT 축)이란?
 2. 호르몬의 작용 메커니즘: 수용체를 통한 신호전달
 3. 수용체 위치에 따른 작용 방식
 4. 뇌하수체의 구조와 역할

 

1. 시상하부–뇌하수체–갑상선 축(HPT 축)이란?

HPT 축은 내분비계의 대표적인 명령 전달 경로로 세 기관이 순차적으로 작용하며 갑상선 호르몬 분비를 조절한다. 이 시스템은 체내 대사를 조율하고 체온을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해 작동한다.

1-1. 작동 과정

  1. 시상하부는 TRH(Thyrotropin-releasing hormone, 갑상선 자극호르몬 방출 호르몬)를 분비
  2. TRH는 뇌하수체 천엽을 자극하여 TSH(Thyroid-stimulating hormone, 갑상선 자극호르몬)를 생성
  3. TSH는 갑상선에 작용하여 T3(triiodothyronine), T4(thyroxine)라는 갑상선 호르몬을 분비
  4. 혈중 T3, T4 농도가 일정 수준 이상이 되면 시상하부와 뇌하수체에 음성 되먹임(negative feedback)을 가해 TRH, TSH 분비를 억제

1-2. 이 시스템이 중요한 이유

이 축은 마치 실내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하는 온도 조절기(thermostat)와 같다. 호르몬 농도가 부족하면 보충되고 과하면 자동으로 억제되는 방식으로 체내 항상성을 유지한다.

 

2. 호르몬은 세포에 어떻게 작용하는가?

호르몬은 혈액을 따라 이동하지만, 무작위로 작용하지 않는다. 작용 대상인 표적 세포(target cell)에는 해당 호르몬에 특화된 수용체(receptor)가 존재한다.
호르몬이 수용체와 결합하면 일련의 세포 내 신호 전달 시스템(signal transduction)이 작동하며 이는 결국 세포의 기능적 변화로 이어진다.

 

3. 수용체 위치에 따른 작용 방식

3-1. 세포막 수용체를 이용하는 호르몬 (펩타이드, 카테콜아민 계열)

이 호르몬들은 물에 잘 녹는 성질(친수성)이 있어 세포막을 직접 통과할 수 없다.
대신 세포막 표면에 있는 수용체와 결합하고, 내부에서 2차 전령(second messenger) 시스템을 활성화시킨다.

주요 신호 전달 경로

  • G-단백질 → 아데닐산 고리화효소(adenylyl cyclase) → cAMP 생성 → PKA 활성화
  • IP3, DAG, 칼슘 이온(Ca²⁺) 등이 작용하여 다양한 세포 반응 유도

예시

  • 에피네프린: 심박수 증가, 혈압 상승
  • 글루카곤: 간에서 포도당 방출 유도

3-2. 세포내 수용체를 이용하는 호르몬 (스테로이드, 갑상선호르몬 계열)

이 호르몬들은 지용성이기 때문에 세포막을 직접 통과하여 세포 안쪽에 존재하는 수용체에 결합한다.

  • 스테로이드 호르몬: 세포질 내 수용체에 결합
  • 갑상선 호르몬(T3, T4): 핵 내 수용체와 결합

호르몬-수용체 복합체는 DNA의 특정 유전자 부위에 결합하여 전사를 유도하거나 억제하며 단백질 합성을 조절한다.

예시

  • 코르티솔: 스트레스 대응, 면역 반응 조절
  • 갑상선호르몬: 세포 대사 촉진, 체온 조절

3-3. 인슐린: 예외적인 방식

인슐린은 세포막 수용체에 결합하지만 그 수용체는 티로신인산화효소 활성을 가지는 특수 구조다.
인슐린이 수용체에 결합하면 수용체의 β 단위가 자가 인산화되어 세포 내 반응을 유도한다.
이는 세포가 포도당을 흡수하고, 글리코겐 형태로 저장하게 하는 등 혈당 조절에 핵심적이다.

또한 인슐린 수용체는 하향 조절(down-regulation) 기능도 가지고 있어 지속적인 자극에 대해 반응을 줄이는 방식으로 스스로 민감도를 조절한다.

 

4. 뇌하수체의 구조와 기능

뇌하수체는 내분비계의 ‘중추 센터’로 시상하부의 지시에 따라 다양한 호르몬을 분비한다. 크게 전엽과 후엽으로 구분된다.

4-1. 뇌하수체 전엽 (Adenohypophysis)

시상하부에서 분비된 방출호르몬에 의해 자극받아 다음과 같은 호르몬을 분비한다:

  • TSH (갑상선 자극)
  • ACTH (부신 피질 자극)
  • LH / FSH (생식샘 자극)
  • GH (성장호르몬)
  • PRL (프로락틴)

4-2. 뇌하수체 후엽 (Neurohypophysis)

후엽은 실제로 호르몬을 생성하지 않고, 시상하부의 신경세포에서 만들어진 호르몬을 저장 후 분비한다.

  • ADH (항이뇨 호르몬): 수분 재흡수 조절
  • 옥시토신: 자궁 수축, 수유 자극

 

시상하부–뇌하수체–갑상선 축(HPT 축)은 체내 대사와 체온을 정교하게 조절하는 중요한 내분비 경로다.
이 축의 작동 원리는 복잡하지만 하나의 축으로 묶인 기관들이 위계적으로 호르몬을 전달하고 피드백으로 균형을 잡는다는 원리는 단순하다.
또한 호르몬은 표적 세포에 따라 작용 방식이 다르며 수용체의 위치와 구조에 따라 신호 전달 경로와 반응 시간이 크게 달라진다.
이러한 생리학적 원리를 이해하면 갑상선 기능 저하증, 고혈당, 호르몬 불균형 질환 등의 원인과 치료 접근을 더 명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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