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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체는 마치 하나의 ‘생체 오케스트라’처럼 작동한다. 각 장기는 독립적으로 기능하지만 전체의 균형과 리듬은 철저히 조율된다. 이 중심에는 시상하부–뇌하수체–갑상선으로 이어지는 내분비 축이 자리 잡고 있다.
시상하부는 뇌 깊은 곳에서 신경과 호르몬의 경계를 넘나들며 생리적 지휘자 역할을 하고, 뇌하수체는 그 명령을 받아 호르몬 분비의 중계자로 기능한다. 특히 뇌하수체 후엽은 신경조직에 가까운 특수 구조로서 옥시토신과 ADH 같은 생리적 반응의 핵심 호르몬을 방출하며 즉각적인 생체 반응을 유도한다.
이러한 명령은 결국 갑상선까지 이어져, 에너지 대사와 체온 조절, 성장과 뇌 발달까지 정교하게 통제한다. 이번 글에서는 이 경로가 어떻게 구성되어 있고 각 기관과 호르몬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생리학적으로 쉽게 풀어본다.
목차
1.
뇌하수체 후엽: 신경과 내분비의 접점
2.
옥시토신: 생리와 감정을 연결하는 '사랑 호르몬'
3.
갑상선: 작지만 전신을 조절하는 내분비 센터
4.
갑상선 호르몬의 합성 과정과 조절
5.
갑상선호르몬의 생리 작용
1. 뇌하수체 후엽: 신경과 내분비의 접점
1-1. 구조적 특성
뇌하수체는 전엽과 후엽으로 구성된다. 전엽은 내분비세포로 구성되어 직접 호르몬을 생성하지만 후엽은 시상하부에서 내려온 신경세포의 축삭 말단으로 이루어져 있다.
즉, 후엽은 전통적인 의미의 ‘샘’이 아니라 시상하부가 만든 호르몬을 저장하고 방출하는 신경말단 저장소라 할 수 있다.
1-2. 후엽 호르몬
뇌하수체 후엽에서 분비되는 주요 호르몬은 다음 두 가지다:
- ADH (항이뇨호르몬, 바소프레신): 신장의 집합관에 작용하여 수분 재흡수를 촉진하고, 탈수를 막는다.
- 옥시토신: 출산 시 자궁을 수축시키고, 수유 시 유즙을 유관으로 밀어내는 작용을 한다. 또한 정서적 유대감과 관련된 신경전달작용에도 일부 관여한다.
이들 호르몬은 모두 시상하부에서 생성된 후 축삭을 따라 후엽으로 이동하며 필요 시 혈액으로 분비된다.
2. 옥시토신: 생리와 감정을 연결하는 '사랑 호르몬'
2-1. 자궁과 유즙 분비
옥시토신은 생리학적으로 가장 두드러지게 출산과 수유에서 작용한다.
- 분만 시, 자궁 수축을 유도해 아기의 출산을 돕고
- 수유 시, 아기가 젖을 빨 때 유두의 감각 자극이 시상하부로 전달되어 옥시토신이 유즙을 유관으로 밀어내는 반사 반응을 유도한다.
2-2. 감정과 기억의 작용
최근 연구에 따르면, 옥시토신은 단지 생리 작용뿐 아니라 정서적 안정감, 신뢰 형성, 유대감 강화에도 관여한다.
예를 들어, 옥시토신 농도가 증가한 사람은 타인에 대한 공감 능력이 향상되며, 사회적 관계 회복력이 높아지는 경향이 보고되었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옥시토신을 ‘인간관계 호르몬’이라 부르기도 한다.
3. 갑상선: 작지만 전신을 조절하는 내분비 센터
3-1. 구조 및 위치
갑상선은 후두 아래, 기관의 앞쪽에 위치한 나비 모양의 기관으로 좌엽과 우엽이 협부로 연결되어 있다. 무게는 평균 15~20g으로 작지만, 전신 대사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
3-2. 분비 호르몬
- T3 (트리요오드티로닌)
- T4 (티록신)
- 칼시토닌: 칼슘 대사에 관여
4. 갑상선 호르몬의 합성 과정과 조절
갑상선 호르몬의 생산은 시상하부 → TRH → 뇌하수체 전엽 → TSH → 갑상선의 피드백 회로로 조절된다.
합성 과정은 다음과 같다:
- TSH 자극 → 요오드 이온(I⁻)이 소포세포 내로 유입
- 티로글로불린(TG)이라는 단백질이 생성되어 소포 내부로 이동
- TG 내의 티로신 잔기에 요오드 결합
- MIT (모노요오드티로신), DIT (다이요오드티로신) 형성
- MIT + DIT → T3
- DIT + DIT → T4
- 완성된 T3, T4는 TG로부터 떨어져 나와 혈액으로 분비
- 혈중에서는 T4가 많지만 생리적 활성은 T3가 더 강력
- 대부분의 T4는 표적 세포 내에서 T3로 전환되어 작용
5. 갑상선호르몬의 생리 작용
기초대사량 | 열 생산 증가, 산소 소비 증가, 심박수 증가 |
성장 촉진 | GH, IGF-1과 협력해 뼈 성장, 연골 분화 촉진 |
신경계 발달 | 태아기~유년기까지 뇌 발달 필수, 성인에서도 신경전달 조절 |
탄수화물 대사 | 소장에서 포도당 흡수 증가, 간에서 포도당 생성 촉진 |
지방 대사 | 지방산 산화 촉진 → 체지방 감소 |
단백질 대사 | 합성과 분해 모두 촉진, 과잉 시 이화작용 우세 → 근육 손실, 체중 감소 유발 |
이처럼 갑상선호르몬은 단일 기능이 아닌 대사, 성장, 발달, 에너지 소비 전반을 통제하는 종합 조절자라 할 수 있다.
시상하부에서 시작된 명령은 뇌하수체 후엽을 거쳐 즉각적 반응(ADH, 옥시토신)을 조절하고,
전엽을 통해 장기적 내분비 변화(TSH → T3/T4)까지 통제한다.
그 중심에서 갑상선은 기초대사와 성장의 리듬을 유지하는 조율자로 작용하며 이는 우리가 정상 체온을 유지하고 활동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데 필수적이다.
내분비계는 ‘보이지 않지만 가장 강력한 통제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의 구조를 이해하면, 단순한 호르몬 수치 이상을 넘어 조절 회로 자체의 이상을 정확히 진단할 수 있게 된다.
그것이 곧 내분비 질환의 예방과 조기 발견, 그리고 건강한 생리 리듬의 회복으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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